BM

Media communication

Dong E (東夷) 2009. 8. 4. 16:58


Development of Media Technology and Human Communication:
A View of Technologic Determinism by M. McLuhan

 

I. 서론

요즈음 멀티미디어라는 단어가 신문.잡지.텔레비전 등에 매일 처럼 등장하고 있다. 사실 몇년 전만 해도 뉴미디어라는 말이 사람들의 입에 자주 오르내렸지만 최근에는 멀티미디어라는 단어가 이를 대신하고 있다. 이 때문에 멀티미디어는 오늘날 우리 사회를 이해하는 가장 중요한 키워드로서 자리잡고 있다
.
멀티미디어는 문자, 음성, 영상(동상, 정지상) 등을 융합시킨 정보전달 매체를 지적하는 단어이지만 그것은 꼭 기술적 의미 만을 지니고 있는 것은 아니다. 18세기 말부터 시작한 산업혁명이라는 단어와 같이 포괄적인 의미를 담고 있다. 산업혁명은 공장에서 기계 등의 사용을 통해서 생산성의 혁명적 진보와 그것에 의한 사회제도의 변화를 의미하기 때문에 멀티미디어도 기술적 의미를 넘어서 사회적 의미까지를 포괄하고 있다고 말할수 있다
.
먼저 산업적인 측면에서 볼 때 멀티미디어는 1980년까지를 주도했던 정보.가전.방송.통신산업 등이 성숙기를 지나고, 시장 확대의 한계를 맞이하면서 이들 산업의 성장을 새롭게 모색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융합현상의 결과로서 보여진다. 정보.가전.방송.통신산업 등은 단위산업 자체가 거대 산업이지만 이것이 융합하는 경우 초거대산업으로 전개되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이 과정 속에서 새로운 사회변동 예측은 충분히 가능하다
.
경제학자 콘트라체프의 경기변동설에 따르면 멀티 미디어 사회의 등장은 제 5의 파도로서 전망될 수 있다. 그의 경기변동론에 따르면 큰 경기의 파장이 50-60년을 주기로 해서 이루어지는데 향후의 경기 파장은 멀티미디어의 등장과 그 궤를 같이 하기 때문이다
.
'
콘트라체프의 파장'이라고 불리우는 이러한 파동의 최대 원인은 물론 기술혁명이다. 1의 파도는 18세기 말부터 19세기 중반까지 계속된 산업혁명으로서 이 시기의 핵심이 되는 기술은 증기기관이다
.
2의 파도는 18세기 후반에 시작된 철강업의 융성과 철도의 발달이며, 이것의 발달은 사람과 물자 이동의 자유와 고속화를 가능케 했다. 또 이 시기에 전신, 전화 등의 정보전달의 기술이 발명되었다
.
3의 파도는 19세기 말부터 20세기 중반까지의 시기로서 전기 및 화학 기술의 발명이 이에 해당한다. 전기 기술의 발달은 인간을 어두움으로부터 완전한 해방을 가능케 했다
.
4의 파도는 제 2차 세계대전 후부터 지금까지의 시기로서 컴퓨터의 탄생부터 퍼스널 컴퓨터의 융성 시대로 특징지워진다. 이 시기는 일렉트로닉 시대, 또는 하이테크 기술의 약진 시대를 의미하고, 일렉트로닉의 진보는 텔레비전, 비디오, 팩스 등의 정보전달의 폭을 확대시켰다
.
이렇게 볼 때 멀티미디어의 등장은 제 5의 파도에 해당한다. 콘트라체프 주기에 따르면 제 5의 파도는 21세기 중반까지 계속될 것이고, 현재는 이 때까지 계속될 거대한 변혁기의 시작에 해당한다고 말할 수 있다
.
그런데 제 5의 파도의 핵이 되는 멀티미디어는 인간커뮤니케이션에 있어서 두가지 큰 변화를 초래할 것으로 예측된다. 첫째, 컴퓨터의 정보처리 능력에 힘 입어 커뮤니케이션 메시지가 하나의 거대한 커뮤니케이션 네트워크에 접속됨으로써 미디어의 통합화 현상이 가능하게 된다. 즉 문자, 데이타, 음성, 영상 등이 제각각 개별 미디어를 통해 전달되던 것이 통합된 미디어에 의해서 하나로 합쳐진 정보의 전달이 가능하게 된다
.
둘째, 모든 사람이 함께 '정보의 발신자'이자 '정보의 수신자'가 되는 것을 가능케 한다. 일렉트로닉 기술이 발전하고 있는 현재에 있어서 개인은 라디오.텔리비전 등과 같이 정보를 일방적으로 받아들이거나 발신하거나 하는 일정 방향으로 밖에 정보를 전달하지 못하지만 멀티미디어 사회에서는 쌍방향성을 갖는 인터페이스가 가능하다
.
그런데 멀티미디어 비롯한 커뮤니케이션 기술의 발전은 인간의 감각기관 및 두뇌활동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 예를 들어 문자와 인쇄술의 발명과 이들이 가져온 엄청난 편의성과 정보복제 및 보관능력은 인간을 시각정보에 크게 의존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이같은 의존은 오감을 모두 사용하는 인간커뮤니케이션 체계를 오감 중에서 시각, 또는 청각 하나의 감각 만을 사용토록 하면서 인간커뮤니케이션에 큰 변화를 가져다 주었다
.
즉 커뮤니케이션 기술의 발전은 미디어의 존재양식을 변화시키고, 미디어의 존재양식 변화는 궁극적으로 인간커뮤니케이션의 변화를 수반한 것이다. 그래서 새로운 커뮤니케이션의 도구로서 멀티미디어와 같은 새로운 미디어의 등장은 라디오와 텔레비전과 같은 전자미디어가 실현한 매스커뮤니케이션을 대신하여 새로운 커뮤니케이션을 만들고 있다
.
점대점 커뮤니케이션(point-to-point communication), 일방적 커뮤니케이션을 대신하여 쌍방적 커뮤니케이션(two-way communication), 단순 커뮤니케이션 보다는 복합 커뮤니케이션(multiple communication)이 중심이 되는 새로운 인간커뮤니케이션 환경을 만들고 있다. 방송의 경우 방송(broadcasting)이 협송(narowcasting)으로, 다시 협송(narowcasting)이 점송(pointcasting)으로 변화하고 있음이 단적인 예다
.
이런 커뮤니케이션 기술의 변화는 컴퓨터와 커뮤니케이션 기술의 결합에 의해서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이는 마치 인간커뮤니케이션에 있어서 두뇌와 오감의 결합에 해당한다. 이런 상황들은 커뮤니케이션 기술이란 결국 인간기능의 확장이라는 관점의 타당성을 높히고 있다
.
일반적으로 멀티미디어는 통신과 컴퓨터, 방송매체, 그리고 텔레비젼, 가전제품을 하나로 통합하고, 이를 단일회선을 통해 종합적으로 서비스할 수 있는 정보유통 과정의 총체적 시스템이라고 정의한다
.
그러나 이같은 기존의 정의는 멀티 미디어를 단순히 서술하는 수준에서 사회적 . 산업적 . 정책적 측면에 치우쳐 있어 멀티미디어가 인간커뮤니케이션에 대해 가져다 줄 충격의 구체적인 형태가 어떻게 되리라고 아무도 예측을 할 수 없도록 만든다
.
따라서 멀티 미디어의 등장은 커뮤니케이션 학자에 의한 정의가 새롭게 요청된다. 그래야 커뮤니케이션 관련 기술들이 인간 커뮤니케이션에 어떻게 이용되고, 앞으로 커뮤니케이션 관련 이론의 방향이 어떻게 되어질지 분명히 드러나기 때문이다
.
바로 이같은 문제 의식하에서 본 연구는 멀티미디어에 대한 성격을 커뮤니케이션 측면에서 정의하고, 이같은 정의에 입각해서 멀티미디어의 등장이 인간커뮤니케이션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 가도 함께 규명하고자 하였다
.








II.
멀티미디어 산업의 현황


1993
년은 멀티 미디어의 원년에 해당한다. 그것은 이 시기에 정보통신 분야에 있어서 중요한 사건들이 연이어 발생했고, 이 사건들이 정보통신에 있어서 획기적인 전환점을 이루었기 때문이다. 이들 중요 사건 가운데 3가지는 정책면에서, 나머지 3가지는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면에서 각각 이루어졌는데 그것은 다음과 같다.

<
정책 측면
>

(1)
클린턴.고어 정권이 추진하는 정보 수퍼 하이웨이 구상 발표(미국
)
(2)
규제완화 정책으로 통신사업과 방송사업의 결합(미국
)
(3) 93
년 봄 종합경제대책에 있어서 신 사회간접 자본의 확충(일본
)

<
하드웨어 측면
>

(1)
퍼스널 컴퓨터의 대폭적 기능 향상 및 저 가격화에 의한 CD-ROM 보급확대

(2) TV
게임기의 전반적인 보급에 따른 차세대 TV 게임기의 개발경쟁의 본격화
(3)
이동통신의 급속한 보급과 두뇌장치를 장착한 신 타입의 개인 정보기기 등장

이같은 정책적.하드웨어적 뒷받침은 멀티미디어 보급을 빠른 속도로 확산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전문가들은 현재와 같은 추세가 계속된다면 멀티 미디어 사회의 본격적인 도래는 지금부터 15년 내지 20년 후인 서기 2010-
15
년 쯤으로 예상하고 있다
.
이러한 예측은 멀티 미디어 사회를 구성하는 중요한 하드웨어인 정보 수퍼 하이웨이의 설치 및 고품위 텔레비전(HDTV)의 개발이 미국과 일본을 중심으로 이 시기에 모두 끝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미디어를 통한 인간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려면 '정보 전달' 미디어와 '정보 입출력' 미디어 모두를 필요로 한다
.
그런데 정보 수퍼하이웨이는 '정보 전달' 미디어에 해당되며, 고품위 텔레비전은 '정보 입출력' 미디어에 각각 해당되기 때문에 이 두 기술의 보급 및 개발은 멀티미디어 사회의 본격적인 도래를 알리는 중요한 신호로서 받아들여질 수 있다
.
멀티미디어 사회의 본격적인 도래는 멀티미디어 산업을 급속히 발전시킬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커뮤니케이션과 컴퓨터의 결합으로 이루어진 컴퓨니케이션 산업은 21세기 들어서면 현재 세계 최대시장을 갖고 있는 자동차 산업과 에너지 산업을 누르고, 세계 최대의 산업으로 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
따라서 컴퓨니케이션 산업과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는 멀티미디어 산업도 눈부시게 발전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미국과 일본을 비롯하여 세계의 각국이 멀티미디어 기술의 개발에 사활을 걸고 덤벼드는 것도 이 때문이다. 현재 각 기업 및 연구소가 전망하는 멀티미디어 시장에 대한 예측은 다음과 같다. 예측 범위를 전 세계시장으로 했을 때 애플사가 가장 큰 시장 규모인 3 5천억 달러로, 일본데이타퀘스트사는 가장 적은 60억 달러로 각각 예측하고 있다. 또 예측 범위를 일본 시장으로만 한정했을 때 일본전자기계공업회는 가장 많은 57 9천억엔으로, 일본뉴미디어개발협회는 가장 적은 11 7천억엔으로 전망하고 있다
.
이처럼 예측 주체마다 서로 다른 예측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은 예측 시점과 예측 년도가 다른 탓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멀티미디어의 범위를 어디까지로 한정해야 하는 지에 대한 예측 주체 마다의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는 무엇보다도 멀티미디어에 대한 개념 정의의 부족에서 기인하는 바가 크다. 따라서 멀티미디어의 범위를 기존 미디어의 발전된 형태까지 모두를 포함하는 경우 시장 규모는 커지고, 새로운 미디어로만 한정하는 경우는 시장 규모가 작아진다
.









III.
맥루한의 커뮤니케이션관


커뮤니케이션 기술의 급속한 발전에 따른 새로운 미디어가 인간커뮤니케이션에 미칠 충격의 구체적인 형태가 어떻게 되리라고는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 그러나 그 충격이 매우 크다는 것에 대해서는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은 없다. 이 때문에 기존의 커뮤니케이션 이론 내지는 패러다임의 전면적인 수정을 필요로 하는데 이런 관점에서 선구적인 연구를 수행한 학자가 맥루한(M. McLuhan)이다
.
맥루한은 다른 학자들과는 달리 그의 이론이 당시에도 큰 관심을 끌었지만 그에 대한 정확한 평가는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면이 많다. 더욱이 멀티미디어 시대의 등장은 그에 대한 새로운 평가를 요구하고 있다. 오늘날 멀티미디어에 관한 이론적 소개는 거의 대부분 맥루한으로부터 출발하고 있다
.
맥루한의 대표적 저서인 <미디어의 이해-인간의 확장> 1960년 대 중반에 출판되었을 때 당시 미국의 대학생들은 성경 다음으로 이 책을 많이 지닐 정도로 널리 익혀졌다. 이 책에서 발견되는 그의 번뜩이는 천재성은 대학생들의 지적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
그리고 1980년대 들어서자 마자 맥루한이 죽었을 때 캐나다 정부는 그의 업적을 기념하기 위해서 그가 재직했던 토론토 대학에 「맥루한연구소」를 설립했다. 이처럼 그의 존재는 캐나다 정부가 자랑스럽게 생각할 정도였다
.
그런데 1980년대 언제부터 캐나다 정부가 「맥루한연구소」에 보조금 지급을 중단함으로써 이 연구소가 문을 닫았는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것으로서 맥루한은 학문의 관 속에 영원히 들어간 것으로 생각했고, 더 이상 맥루한의 생각을 거들떠 보지 않았다
.
그러나 멀티미디어와 같은 새로운 미디어의 등장과 함께 맥루한은 또다시 우리에게 접근하고 있다. 멀티미디어의 이론적 근거를 찾기 위해서 학자들은 그의 천재성이 필요하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




1.
이니스의 커뮤니케이션관


맥루한은 표현 미디어 수의 증가라는 입장에서 미디어를 분석하였다. 그런데 맥루한은 그의 스승이었던 이니스와 더불어 미디어의 발달을 기술론적 결정주의(technological deterministics)의 입장에서 커뮤니케이션사를 새롭게 구성한 셈이다
.
제임스 커리(James Carey) '캐나다의 커뮤니케이션 이론을 이니스와 맥루한을 관통하여 흐르는 교각으로 묘사할 수 있다'고 한 말에서 알 수 있듯이 이니스의 커뮤니케이션 관점은 맥루한에게 계승되어 새롭고, 창조적으로 발전된다. 따라서 맥루한의 커뮤니케이션 이론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이니스의 커뮤니케이션 연구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
.
이니스에 의하면 어떤 사회이든지 커뮤니케이션 미디어는 사회조직 형태에 큰 영향을 준다. 즉 새롭게 출현하는 커뮤니케이션 미디어는 사회 조직을 변화시키고, 새로운 유형의 결속을 창조하며, 새로운 형태의 지식을 개발하고, 권력의 중심부를 변화시킨다. 이같은 그의 견해는 커뮤니케이션 기술이 모든 다른 공학 기술의 중심이 된다고 보았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
이니스는 자신의 이같은 입장을 캐나다의 역사에서 효과적인 커뮤니케이션 체제가 국가의 권력을 어떻게 확장시켜 나아갔는 지를 통해 살펴 보았다. 즉 수도를 이용하는 법, 철도, 전신 등을 확장시키는 방법을 통해서 볼 때 지형상의 물리적 한계는 커뮤니케이션이 얼마나 효과적인 가의 가능성에 의해서 좌우된다고 파악했다
.
이니스의 커뮤니케이션 기술결정론적 입장은 문명의 발전 차원에서 커뮤니케이션 역사를 연구하는 방향으로 그 영역을 확장시켰다. 이같은 입장에서 이니스는 문화는 역사적으로 커뮤니케이션의 편재성(bias of communication)에 따라 결정되었다고 주장하고, 커뮤니케이션 미디어의 물리적 속성에 따라 시간 편재성 미디어(time-biased media)와 공간 편재성 미디어(space-biased media)로 구분된다고 보았다
.
시간 편재성 미디어는 운반이나 수송이 어렵고 내구성이 강한 미디어로서 진흙, , 양피지 등이 이에 속하며, 이것의 커뮤니케이션 특징은 기록과 보존에 있다. 이 미디어는 구어적 전통이 강한 사회나 문자기록 기술이 극소수 특권층에 한정되어 있는 사회에서 많이 찾아볼 수 있다. 이 때문에 시간 편재성 미디어는 전통 사회와 연관이 있으며 관습, 지속성, 공동사회, 역사적인 것, 성스러운 것, 도덕적인 것을 강조한다. 따라서 시간 편재성 미디어는 권력의 중앙집권화와 기구의 위계적인 형태를 선호한다
.
공간 편재성 미디어는 내구성이나 지속성이 약한 대신 이동이 편한 미디어로서 종이, 파피루스 등이 이에 속하며, 이것의 커뮤니케이션 특징은 정보 교환과 대중매체의 효과적인 활용이다. 공간 편재성 미디어는 국가의 팽창, 정치적 권위의 신장, 세속적 제도의 설립, 과학과 공학 지식의 성장 등을 주도함으로써 국가의 팽창과 권위의 신장을 강조하는 사회에서 찾아볼 수 있다
.
공간 편재성 미디어는 무역을 하는데 있어서 적합하고, 국가의 대규모 행정체계를 이룩하는데 기초가 된다. 이니스는 로마제국의 이집트 정복은 으뜸가는 공간 편재성 미디어인 파피루스를 확보한데 있다고 보았다
.
이니스는 국가와 같은 대규모의 정치 조직은 커뮤니케이션에 있어서 시간성과 공간성 두가지 모두에 의해서 고려되어야 한다고 보았다. 왜냐하면 국가는 자신의 문화가 하나 이상의 미디어 영향을 반영하는 조건 하에서 번성하며, 또한 지방 분권을 초래하는 공간 편재성 미디어의 편재는 중앙집권을 향한 시간 편재성 미디어의 편재에 의해 제거되고, 그 반대도 가능하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

2.
맥루한의 인간커뮤니케이션사


맥루한은 이같은 정의에 기초하여 인류의 역사를 커뮤니케이션 발달에 따라 다음과 같이 구분하였다
.

문자 이전의 시대: 언어에만 의존하던 구두 커뮤니케이션 시대

문자 사용의 시대: 음소문자(알파벳)나 한자의 발명과 함께 이를
사용하던 수서시대

활자 시대: 인쇄기 발명에 따라 개인주의가 발달하게 되는
선형적 문맥시대
전자 미디어 시대: 전보로부터 시작된 전자 미디어가 주요 커뮤니
케이션으로 등장한 신 부족시대

그런데 맥루한은 이러한 커뮤니케이션 수단의 발달이 인간의 감각 비율(ratio of sense)을 변화하게 함으로써 인간 커뮤니케이션의 본질을 다음과 같이 바꾸었다고 주장했다.

--------------------------------------------------------------------------------
주요 커뮤니케이션 감성 이성

---------------------------------------------------------------------------------
문자 이전 시대 구두 커뮤니케이션 복수감각형 비논리적
문자 사용 시대 문자 커뮤니케이션 시각단일형 논리적
활자 시대 문자 커뮤니케이션 시각단일형 논리적
전자 미디어 시대 구두 및 문자 복수감각형 비논리적
----------------- ----------------------------------------------------------------


즉 인간이 언어에만 의존하던 구두 커뮤니케이션 시대에 있어서는 소리에 의해서는 청각을, 제스처에 의해서는 시각을 각각 활용함으로써 감각의 균형을 이루었다. 이에 비해 인간이 알파벳이나 한자를 사용하던 수서 시대에 있어서는 글자를 읽는 것에 의해서 감각이 시각으로 단일화 됨으로써 인간에 있어 감각의 균형이 깨어졌다. 그렇지만 이 시기만 해도 구어적 전통이 강했기 때문에 인간이 커뮤니케이션을 하는데 있어서 감각의 균형을 유지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인쇄기의 발명은 감각의 균형을 전면적으로 파괴시켰다. 즉 활자시대에 있어서 인간은 메시지를 감각적으로 보다는 논리적으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강하게 되었는데 이는 인쇄물에 담긴 메시지가 거의 모두 '선형적 인과관계(lineal-sequential)'로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
그래서 맥루한은 텔레비젼의 등장을 인간 커뮤니케이션 역사에 있어서 새로운 커다란 사건으로 인식하는데 그것은 지금까지 활자 인쇄의 특징인 선형적 인과관계가 왜곡시킨 공감각적이고 즉각적인 인간 커뮤니케이션을 복원시킬 것이라는 희망을 반영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



3.
미디어는 메시지이다


미디어 이론가로서 맥루한 사상의 중심을 이루고 있는 것은 인간의 감각 시스템에 관한 것이다. 맥루한에 의하면 인간이 갖고 있는 시각 . 청각 그리고 후각과 같은 오감의 감각 전체가 상호의존 관계를 갖음으로서 하나의 체계를 구성하고 있으며, 각 감각은 균형상태를 갖는다는 것이다. 이 균형상태에서 시각은 청각과 상대적인 밸런스를 이루고 있다. 맥루한은 이를 '감각배합 비율(sense ratio)'이라고 부른다
.
그러므로 그에게 있어서 이상적인 커뮤니케이션 형태는 인간의 모든 감각이 총동원 되어서 대상을 종합적으로 감각하는 가운데 이루어지는 커뮤니케이션이다. 그래서 선사시대의 조상들을 가리켜 오감(五感)이 조화로운 균형을 이루었던 '고결한 원시인(noble primitives)'이라고 표현한다. 그들은 청각, 후각, 촉각, 시각, 미각을 통해서 세상을 똑같이 인식한다는 것이다
.
그러므로 인간의 감각이 한쪽의 확대되거나 손상을 입으면 새로운 감각배분의 원칙이 발생하여 균형이 깨지는 것처럼 인간 감각의 외부확장으로서 미디어의 등장도 인간 감각비율의 균형을 깨뜨렸다는 것이다
.
그런데 맥루한은 미디어는 단순히 커뮤니케이션 도구가 아니라 우리 감각을 외부로 끌어낸 인간 능력의 확장이라는 것이다. 그의 말에 의하면 '자동차의 바퀴는 발의 확장이며, 또 서적은 눈의 확장이며, 의복은 피부의 확장이고, 전자회로는 중추신경 체계의 확장'이다. 지배적인 미디어가 무엇이든, 인간 감각의 확장인 미디어는 우리의 사고와 행동유형 다시 말해 우리가 세계를 인식하는 방법을 변화시킨다는 것이다
.
다시 말해 인간의 감각이 확대되거나 손상을 입으면 새로운 감각 배분의 원칙이 발생하여 균형이 깨지는 것처럼 인간 감각의 외부확장으로서 미디어의 등장도 인간 감각비율의 균형을 깨뜨린다는 것이다
.
따라서 인간 감각의 확장인 미디어는 우리의 사고와 행동유형, 즉 우리가 세계를 인식하는 방법을 변환시킨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미디어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맥루한은 '인쇄술적 인간의 형성'이라는 부제가 붙은 「구텐베르크 은하계」에서 맥루한은 바로 커뮤니케이션 매체의 변화에 따른 문화의 변천을 이야기하고 있다
.
그에 따르면 인류 역사는 커뮤니케이션 괌점에서 크게 세 시대로 구분되다. 첫번째 시대는 문자 이전의 시대 혹은 부족적인 시대이며, 두번째 시대는 구텐베르크 시대 혹은 개인주의의 시대이고, 세 번째 시대는 현재의 전기
·전자의 시대 또는 재부족화한 시대이다.
맥루한은 각 시대는 그 때마다 입수되는 정보의 형태에 따라 형성된다고 말한다. 그런데 정보는 인쇄된 글이나 텔레비전 처럼 통념적인 미디어를 뜻할 뿐 아니라 의복 . 시계 . 화폐 . 자동차 등 처럼 의미를 전달하는 것이라면 무엇이든지 될 수 있다. 이러한 정보의 형태나 미디어는 우리의 감각생활을 변화하게 한다
.
예컨대 지능이 얕은 원시시대의 유인원도 도구나 언어와 같은 미디어가 발달하면서 두뇌가 폭발적인 발달을 하였고, 그 결과 인간은 다른 포유류와는 판이하게 달라졌다. 따라서 미디어는 인간기능의 확장(extension) 또는 연장이며, 또한 인간을 수정하는 것이다. 석기시대의 혈거인이 쓰던 도끼는 사람의 손의 연장이고, 책은 눈의 연장이며 전신 . 전화 . 텔레비전과 같은 전기회로는 중추신경의 연장이다
.
그런데 저마다의 확장 내지 연장으로서 미디어는 사람의 오감 사이의 균형을 변화시키면서 어느 하나의 감각을 으뜸으로 만들고, 정보에 대한 사람의 감각과 사고와 행동을 바꿔 놓는다. 그 결과 새로운 환경이 생겨나고 공간관계도 새롭게 인식되기에 이른다. 즉 새로운 미디어는 새로운 감각 균형을 낳고, 새로운 감각균형은 새로운 환경을 낳는 것이다
.
맥루한은 '미디어가 곧 메시지다'라는 유명한 말을 했는데 이것이 바로 미디어의 영향을 중요시하는 맥루한의 상징적인 표현이다. 예를 들어 알파벳과 같은 표음문자가 등장하기 이전의 시대에서는 귀가 지배적인 감각이었고, 사람들은 부족의 세계, 곧 열정과 신비와 공동참여의 청각적 공간에서 살았다. 그러다가 희랍시대에서 표음문자가 생겨나자 귀는 눈에 자리를 내주고 감각의 균형은 비교적 중립적이고 객관적인 눈의 세계로 옮아가게 되었다
.
그런데 구텐베르크가 활판 인쇄술을 발명하게 되자, 사람은 선적(線的)이며 연속적이며 연관적인 방식으로 사물을 지각하게 되었다. 말하자면 '구텐베르크 은하계'라는 새로운 환경이 생겨났다. 사람이 들고 다니는 책의 사회적 영향은 부족적인 세계에 떨어진 수소폭탄이나 다름없는 큰 충격과 같았다
.
책을 통해서 인간은 처음으로 혼자서 읽고 생각할 수 있게 되었으며, 그결과 개인주의가 싹트게 되었다. 정치적으로는 각자의 '관점'이 생겨났고, 경제적으로는 조립라인과 산업사회가 생겨났다. 맥루한이 싫어하는 자본주의, 세속주의, 산업주의, 민족주의 전문화 및 사회주의는 모두 '구텐베르크 은하계'의 소산이다
.
19
세기에 들어와서 전신이 발명되자 새로운 감각의 균형이 생겨났다. 구텐베르크 시대는 모든 면에서 밖으로 폭발(explosion)이 이루어진데 반해 전기
·전자시대는 안으로 폭발(implosion)이 이루어졌다. 따라서 전기·전자회로는 세계를 순식간에 연결하고 단편적인 것을 한데 통합시킬수 있었다. 또 종전의 선적(線的)이고 시각적인 속결방식은 절단되고, 청각적이고 촉각적인 감각생활이 또다시 나타났다.
결국 통신위성을 비롯해서 고속도의 각종 통신매체는 시각과 공간을 말살하고, 모든 것이 한꺼번에 생겨나는 환경을 만들었기 때문에 세계는 '지구적인 마을(a global village)'로 되어서 누구나가 서로 관련을 맺는(involve) 상태에 놓이게 된 것이다
.
울프(T. Wolf)에 의하면 맥루한은 전자시대에 있어서 텔레비젼, 라디오, 전화 그리고 컴퓨터와 같은 새로운 전자시대의 미디어는 새로운 환경을 형성하지만 그것은 단순한 새로운 환경 이상의 것이라는 이론을 전개한다
.
다시 말해 텔레비젼과 같은 전자미디어는 보다 편안한 삶을 살기 위해 인간들의 능력에 따라 이용되는 도구라는 생각은 맥루한에게는 통용되지 않는다. 그에게 있어서 미디어, 특히 텔레비젼으로 대표되는 전자미디어는 인간 자신의 오감을 사용하는 방법과 사건에 반응하는 전체 방법을 근본적으로 변화시켜 결과적으로 인간의 전체 삶 그리고 전체 사회를 변화시킨다
.
그래서 맥루한에게 있어서 텔레비젼과 같은 미디어의 내용이 무엇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텔레비젼과 같은 미디어에 있어 본질적으로 중요한 것은 그러한 미디어가 인간의 감각형태(men's sensory patterns)를 변화시키는 방식이 중요한 것이다
.
예를 들면 신문은 그 지면이 모자이크적, 불연속적이므로 그것을 수용하는 독자도 기사의 내용에 관계없이 모자이크적, 불연속적 인지방식으로 흐른다. 따라서 사고 형식이나 태도도 독립적으로 변한다. 즉 미디어가 갖는 특성은 그 내용과 관계없이 독립적으로 작용한다고 하는 미디어 특성 결정론이 등장한다. 이러한 맥루한의 미디어관에서 나온 유명한 아포리즘은 '미디어는 메시지다'라는 것이다. 맥루한의 이와 같은 주장은 다음에서 잘 나타나고 있다
.


어떤 미디어나 기술이라도 그 '메시지'가 인간과 관계하면 그것에 의하여 척도가 바뀌거나 진도가 달라지거나 또는 기준이 달라진다. 철도는 달리는 일, 수송하는 일, 또는 차륜 선도를 인간사회에 끌어들인 것이 아니고, 전혀 새로운 종류의 도시나 일이나 레저를 낳고, 종래 인간의 기능을 촉진하고 또 규모를 확대한다. 이것은 철도가 통과하는 것이 열대지역이든 한냉지역이든 같으며 또 철도라는 매체가 운반하는 것이라든가 내용이 무엇이든 전혀 관계가 없다
.


여기서 알 수 있는 것은 미디의 내용이나 용법은 여러가지이지만 그것들은 인간관계에 틈을 만들어 낼 수 없으며, 오히려 미디어의 '내용'은 우리가 미디어 자체의 본성을 이해하는데 오히려 방해가 된다
.
그래서 '미디어는 메시지다'라는 맥루한의 개념은 미디어 메세지의 내용이라는 측면에 관심을 두면서 어떻게 사람들이 매체를 통해서 방영된 내용에 어떤 반응을 행사하는 가를 연구한 일반적인 연구자의 경향과 대치되는 미디어 결정론적 입장을 취하게 된다
.
그러나 '미디어는 메시지이다'라는 문구는 맥루한이 자신은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탐구하는(I don't explain - I explore) 것이라고 한 자신을 옹호하는 말에서 알 수 있듯이 우리에게 한가지 만을 제시하지 않고 여러 해석의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이렇게 함으로서 대부분의 해석들이 주장하는 미디어 결정론적인 의미만을 단순히 우리에게 제시하고 있지 않는다
.
이런 점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맥루한이 현대적 의미로서 전자미디어를 어떻게 이해하고 있는지를 살펴보는 것이 많은 도움을 준다고 할 수 있다. 맥루한은 마르코니의 전신의 발명으로 우리는 혁명의 시대, 역사상 중심점에 살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에 의하면 전기와 더불어 일어난 최대의 변화는 선형의 연속에 종지부를 찍고, 사물이 순간적으로 이루어지게 되었다는 것이다
.
다시 말해 전기가 지니는 순간적인 속도 아래서는 연속적이거나 연쇄적으로 사물을 파악할 수 없게 되어 특수화된 부분에 주목하는 것에서 전 분야를 주목하게 되며, 또한 전기가 지닌 속도감으로 중심에서 주변을 향한 완만한 확산이 아니라 순간적인 내부 확산(implosion)이 이루어져 중심-주변적 구조를 가진 우리들의 전문적 세분화적인 문명은 갑자기 잘게 기계화되어 있는 모든 부분이 하나의 유기적인 전체 속으로 순간적으로 재편성된다
.

4.
(Hot)과 쿨(Cool) 미디어


이러한 변화의 사건을 설명하기 위해 맥루한은 미디어를 쿨 미디어와 핫 미디어로 구분하여 설명하고 있다. 핫과 쿨에 대한 그의 설명에 의하면 다음과 같다
.

라디오와 같은 '핫 미디어'와 전화 같은 '쿨 미디어' 또는 영화 같은 핫 미디어와 TV 같은 쿨 미디어 등으로 구별하는 기본원리가 있다. 핫 미디어라는 것은, 단일한 감각을 고도의 정세도(精細度:definition)까지 확장하는 것이다. 고도의 정세도라는 것은, 데이타가 충실해 있는 상태를 말한다. 예컨대 사진은 시각적으로 높은 정세도에 있다. 만화는 지극히 근소한 시각적 정보를 보여주는데 불과하므로 낮은 정세도에 있다. 전화는 귀에 주는 정보량이 적기 때문에 쿨미디어, 낮은 정밀도에 있는 것이라고 하게 된다. 말은, 듣는 사람에게 주어지는 것이 적고, 오히려 하는 쪽에서 여러모로 메꿔나가지 않으면 안되기 때문에 낮은 정세도에 있는 쿨 미디어인 것이다. 그렇지만 핫 미디어는 듣는 쪽에서 메꾸는 부분, 또는 보완하는 부분이 지극히 적다. 따라서 핫 미디어로는 듣는 쪽의 참여도(參與度:participation)가 낮고, 쿨 미디어는 참여도나 보완하는 정도가 높다. 그래서 당연한 일이지만, 라디오 같은 핫 미디어는 전화 같은 쿨 미디어와 서로 다른 효과를 이용하는 사람에게 주게 되는 것이다
.


이와 같은 설명에서 알 수 있듯이 맥루한은 핫 과 쿨을 설명하기 위해 정세도(精細度:definition)와 참여도(參與度:participation)의 개념을 사용하는데 여기서 정세도란 어떤 메시지에 대해서 인간에 있어서 단일의 감각이 받아들이는 정보 실질(情報 實質)의 밀도로서 이는 데이타가 충실한가의 정도와 관련이 있다. 예를 들어 사진이 만화에 비해 시각적으로 높은 정세도를 지니는 것은 사진이 만화에 비해 데이타가 충실하기 때문이다
.
참여도란 인간이 감각기관을 통해서 받아 들인 메시지의 뜻을 재구성하는데 필요로 하는 상상력 투입의 정도이. 전화는 전보에 비해 청각적으로 높은 참여도를 지니는데 그것은 전보가 전화에 비해 데이타를 완벽하게 전달함으로 수신자가 그 데이타로부터 상상할 수 있는 범위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
이렇게 볼 때 맥루한은 '깊이 관여하고 참여하는 것을 요구하지만 표면에 나타난 모습은 대단한 것이 아닌, 정보량이 적은 미디어'를 쿨 미디어라 하고, '표면이 후꾼하고 보내주는 정보량이 많지만, 참여를 요구하지 않는 미디어'를 핫 미디어라 하는 것이다
.
이처럼 맥루한은 핫 미디어와 쿨 미디어라고 하는 기본원리에 입각해서 모든 미디어를 재단하려 한다. 그러나 여기에서 간과해서 안될 것은 현대 사회에 지배적인 미디어로서의 쿨한 특성을 지닌 전자 미디어라고 모두 텔레비젼과 같이 쿨 미디어가 아니라는 점이다. 반대로 이미 지난 시대의 미디어로서의 핫한 특성을 지닌 문자라 하더라도 인쇄문자와 같이 모두 핫 미디어가 아니라는 것이다
.
예를 들어 초상화와 캐리커쳐는 전체적으로 보면 핫 미디어이지만 이 둘의 관계를 비교하면 초상화는 핫 미디어인 반면 캐리커쳐는 쿨 미디어이다. 또 무성영화와 텔레비젼은 전체적으로는 쿨 미디어이지만 이 둘의 관계를 비교하면 무성영화는 핫 미디어인 반면 텔레비젼은 쿨 미디어이다. 따라서 핫 미디어와 쿨 미디어의 관계는 연속 선상에서 구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
이처럼 쿨과 핫을 구분하는 기준은 단일의 감각수준에서의 상대적인 위치에 따라 즉 단일의 미디어라도 높은 선명도와 데이터의 충실도의 정도가 높은 상태의 미디어가 핫 미디어, 낮은 상태의 미디어가 쿨 미디어라는 점이. 따라서 손으로 쓴 문자는 쿨, 활자는 핫, 라디오는 핫, 텔레비젼은 쿨 미디어가 되는 것이다. 그래서 맥루한은 인간이 그 감각기관을 전면적으로 움직여서 능동적인 전체인식을 행하는 상황을 이상적인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다시 말해 감각기관의 전면적 동원이 보다 가능하고 전체적 인식에 가까운 미디어를 쿨 미디어로 생각한 것이다.

이것은 맥루한이 핫 미디어와 쿨 미디어를 절대적인 의미를 지니거나 단순히 흥미를 불러일으키게 하는 수사로 사용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나타낸다. 그는 어떤 미디어는 정보량이 많으나 특정 단일 감각기관을 고도로 확장시켜 커뮤니케이션을 왜곡시키는 반면 또 다른 미디어는 정보량은 적지만 모든 감각기관들이 동시에 작용하게 하기 때문에 이상적인 커뮤니케이션 상황을 형성할 수 있다. 그리고 이 점을 설명하기 위해 핫 미디어와 쿨 미디어란 수사를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므로 그에게 원시부족시대의 공감각적 커뮤니케이션으로부터 이탈하여 지금까지 단일 감각의 확장을 연속시켜 왔던 뜨거워져 최대로 긴장된 인간 커뮤니케이션 역사에서 최초로 시각과 청각을 복수로 사용하면서 모든 감각이 총동원되어 대상을 종합적으로 인식하는 것을 가능케 하는 텔레비젼은 커다란 사건으로 등장하는 것이다
.
그래서 맥루한은 텔레비젼을 시청한다는 것은 책을 읽는 행위보다 능동적인 것이라고 하는 일반적인 생각과는 반대되는 주장을 하는 것이다. 왜냐하면 그에게 있어서 책이라는 것은 논리적으로 쓰여졌기 때문에 읽기만 하여도 다 소화할 수 있지만 움직이고 명멸하는 텔레비젼은 가만히 있으면 이해할 수가 없으며 그 과정에 직접 참여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처럼 텔레비젼은 시청자가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하는 미디어로서, 피동적인 태도에 머무는 것을 허용치 않는다는 것이다
.
그런 점에서 맥루한은 텔레비젼을 현대의 전자 미디어 시대를 대표하는 쿨 미디어로 생각하고 있으며, 현대를 좌우하는 막대한 영향력을 지닌 미디어라고 주장한다. 그래서 이와 같은 맥루한의 미디어에 대한 이해가 미디어 대효과이론인 홀의 '문화론적 미디어론'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이유가 되는 것이다
.
결국 맥루한의 핫 미디어와 쿨 미디어의 구분은
인간 커뮤니케이션의 인식과정에 대한 이해를 통해 가장 이상적인 구어적 커뮤니케이션이 가장 잘 구현할 수 있는 미디어를 파악하기 위한 시도와 함께 텔레비젼으로 대표되는 쿨한 미디어가 지금까지 활자 문자로 대표되어 왔던 핫 미디어에 어떠한 변화를 가져가 줄 것인가에 대한 이해를 위한 시도로 볼 수 있다.





IV. '
' 미디어로서 멀티미디어

맥루한은 텔레비젼의 등장을 인간 커뮤니케이션 역사에 있어 커다란 사건으로 인식하는데 그것은 텔레비젼이 단일 감각을 최대한도로 확장하여 공감각적이고 즉각적인 인간 본래의 커뮤니케이션을 왜곡시킨 핫 미디어가 아니라 참여적이고 시각과 청각을 모두 사용하는 복수감각적 커뮤니케이션을 가능케할 쿨 미디어이기 때문이다.
결국 맥루한의 '' '' 미디어의 구분은 인간커뮤니케이션의 인식과정에 대한 이해를 통해 공감각적이고 즉각적인 인간 본래의 커뮤니케이션을 가장 잘 구현할 수 있는 미디어를 파악하기 위한 시도로 볼 수 있다
.
이를 미디어별로 구체적으로 적용하면 다음과 같다. 활자 문자이후 전파 매체중에서 제일 먼저 등장한 축음기는 시각 표현 매체인 문자로 이루어지던 인쇄문자 대신에 청각 매체인 음성 메시지를 사용하지만 복합적 커뮤니케이션이 이루어지지 않는다. 물론 기억 및 사용자의 조작 능력과 쌍방향성도 이루어지지 않는다
.
또 다른 전파 매체인 라디오는 최초의 대중 전자 매체로서 커다란 위력을 발휘하였으며 아직도 그 가능성이 큰 매체이나 축음기와 마찬가지로 청각 하나만을 이용하는 단수 감각 커뮤니케이션을 사용하면서 또한 기억 및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은 실현되지 않는다
.
카세트는 축음기와 라디오와 마찬가지로 표현 미디어에서 청각만을 이용하는 단수 감각 미디어이지만 기억기능이 저장되어 있고, 시간과 표현 미디어를 조작할 수 있는 능력을 사용자에게 줌으로서 이란과 같은 핫한 사회에서 호메이니옹의 회교도 혁명을 가능케 했다
.
신문과 잡지는 '시각' 하나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복합적 커뮤니케이션이 이루어지지 않으며 또한 쌍방향 및 기억 축적 커뮤니케이션도 이루어지지 않지만 시각을 중심으로 하는 정보 전달능력은 띄어난 미디어이다
.
텔레비젼은 지금까지 하나의 감각만을 이용하던 단일 감각 위주의 커뮤니케이션에서 최초로 시각과 청각을 동시에 이용하는 복합 커뮤니케이션이 이루어지므로 지금까지 ''한 미디어 중심의 사회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지만 쌍방향 및 기억 축적 커뮤니케이션은 이루어지지 않는다. 그러나 전화는 청각에만 의존하기 때문에 복합적 커뮤니케이션은 불가능하지만 개별적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은 이루어진다
.
새로운 미디어로서 컴퓨터는 기존의 미디어가 지니고 있지 못하는 기억 및 축적 능력이 매우 띄어나며 전화선에 연결되어 쌍방향성 커뮤니케이션도 어느 정도 가능해진다. 그러나 문자위주의 '시각' 단일의 커뮤니케이션을 행하고 있다는 한계점을 가지고 있다
.
따라서 쌍방향성을 지니고 있는 전화, 복합적 커뮤니케이션을 시도하는 텔레비젼과 기억 및 축적 능력이 띄어난 컴퓨터가 서로간의 부족한 특성을 보충하는 멀티미디어 컴퓨터가 탄생한다
.
결국 인간커뮤니케이션이 복합적 커뮤니케이션, 쌍방향 커뮤니케이션, 기억 및 축적 커뮤니케이션을 모두 한다는 사실에 비추어 볼 때 멀티 미디어에 의해서 이루어지는 커뮤니케이션은 바로 인간 커뮤니케이션이라고 말할 수 있다. 굳이 인간 커뮤니케이션과 차이가 있다면 멀티미디어는 시간과 공간이 확대된 커뮤니케이션을 한다는 것이다. 각각의 미디어가 인간 커뮤니케이션과 어떤 관계를 지니고 있는 지는 다음 표에서 잘 나타나고 있다
.


그림 1: 미디어와 인간 커뮤니케이션의 관계




이 그림에서 알 수 있는 것은 미디어 각각이 결국에는 인간을 향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바로 이와 같은 점을 맥루한은 핫 미디어와 쿨 미디어 이론으로 예견한 것이다. 영화는 '' 미디어지만 텔레비젼은 '' 미디어이고, 라디오는 '' 미디어지만 전화는 '' 미디어이고, 사진은 '' 미디어지만 만화는 '' 미디어다는 것이다.
맥루한에 의하면 텔레비젼은 인간의 오관(五官) 중에서 대표적인 감각기관인 시각과 청각을 모두 사용한다는 점에서 시각 또는 청각 하나에만 의존하는 다른 미디어에 비해 훨씬 ''하다고 보았다. 또 영화는 극장에 들어서면 관객이 선택의 여지가 없지만 텔레비젼은 채널을 돌려서 프로그램을 선택할 수 있기 때문에 부분적이지만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이 이루어진다는 점에서 영화에 비해 ''하다고 보았다
.
말하자면 텔레비젼은 맥루한에게 있어서 인간 본래의 커뮤니케이션에 가장 가까운 미디어이다. 바로 이러한 점에서 복합적 커뮤니케이션, 쌍방향 커뮤니케이션, 그리고 기억 및 축적 커뮤니케이션을 멀티 미디어가 가능케한다고 할 때 맥루한의 관점에 따른다면 멀티 미디어가 바로 쿨 미디어라고 할 수 있다
.


V.
결론 및 함의


맥루한에 의하면 이상적인 커뮤니케이션 형태는 인간의 모든 감각이 총동원되어 대상을 종합적으로 인식하는 가운데 이루어지는 커뮤니케이션이다. 그런데 인간의 감각이 한쪽이 확대되거나 손상을 입으면 새로운 감각배분의 원칙이 발생하여 균형이 깨지는 것처럼 인간 감각의 외부 확장인 미디어의 등장도 인간 감각비율의 균형을 깨뜨린다는 것이다.
이와 같이 인간이 지닌 '감각배합 비율'의 특성을 맥루한은 미디어를 이해하는데 적용하면서 어떻게 커뮤니케이션 도구로서의 미디어가 인간의 사고와 행동에 영향을 미치고 이러한 영향으로 인간 사회가 어떻게 변화해 왔는가를 설명하고 있다
.
이러한 설명을 위해 맥루한은 핫 미디어와 쿨 미디어의 개념으로 기존의 활자 미디어와 같이 단일 감각을 최대한으로 확대하여 뜨겁게 하는 미디어에서 시각과 청각을 동시에 이용하여 신경체계의 긴장을 풀어주어 우리를 시원(cool)하게 만들어 주는 텔레비젼과 같은 복수 감각을 이용하는 미디어가 인간과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 지를 설명한다
.
맥루한에게 있어 텔레비젼은 인간으로 하여금 감각 일형 의존에서 시각과 청각을 모두 사용토록 하는 커뮤니케이션, 또 채널의 선택을 자유롭게 함으로서 초보적인 단계의 피드백도 이루어지는 커뮤니케이션을 가능케하여 인간으로 하여금 원래의 인간 커뮤니케이션에 보다 접근한 형태에 접근하는 것을 가능케 만든 것이다.

바로 맥루한은 쿨 미디어라는 것은 면대면(face-to-face) 커뮤니케이션을 실현시키는 인간커뮤니케이션 원래의 모습을 찾아가는 것이라고 본 것이다. 여기서 멀티미디어란 쌍방향적 커뮤니케이션과 복수 감각의 이용을 특징으로 하는 ''화 한 미디어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결국 맥루한의 미디어론에 입각해서 멀티 미디어에 대한 개념을 정의한다면 멀티미디어는 복수감각을 이용하는 복합적 커뮤니케이션, 쌍방향 커뮤니케이션, 그리고 기억 및 축적 커뮤니케이션을 중심으로 하는 인간 본래의 커뮤니케이션을 의미하는 쿨 미디어라는 것이다.

이상과 같이 본 글은 맥루한의 미디어론을 방법론적 틀로 이용하여 새롭게 등장하고 있는 멀티미디어에 대한 개념정의를 시도했다. 맥루한이 지금까지 누려왔던 명성과 비난 만큼이나 이 연구가 지니고 있는 한계점도 그와 비례할 것이라 생각한다.
사실 커뮤니케이션학은 커뮤니케이션 기술 발전 없이는 불가능했다고 말할 수 있다. 커뮤니케이션학은 20세기 들어서면서 비로서 성립되었는데 당시 신문의 본격적인 등장과 라디오와 같은 새로운 매체의 탄생은 사람들에게 엄청난 충격을 주었으며, 이런 충격이 사람들로 하여금 매스커뮤니케이션의 영향력을 다시 한번 생각토록 하는 계기를 만들었다. 따라서 커뮤니케이션학도 이들 매스미디어의 영향력에 대한 연구와 함께 출발했다
.
그런데 매스미디어의 이런 영향력을 이해하는데 있어서 당시 학자들은 두가지 입장으로 구분되었다. 하나는 대중사회론의 관점에서 매스미디어 효

과를 해석하는 것으로서 사회학의 연장선상에 있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매스미디어의 영향력을 새로운 현상으로 파악하고, 커뮤니케이션학을 독립된 학문 영역으로 규정하는 입장이다.
이같은 해석의 차이는 매스미디어의 영향력이 수용자 상황의 변화이냐, 아니면 미디어 상황의 변화이냐의 입장 차이에서 기인한다고 말할 수 있다
.
먼저 수용자 상황이 대중사회로 변화했기 때문에 매스 미디어의 영향력이 클 수 밖에 없다는 사회학자들의 설명은 다음과 같다. 당시 사회학자들의 주요 관심사는 사회적 노동의 분화(division of labor in a society)와 이에 따른 연대성(solidarity)의 문제였다
.
사실 산업혁명 이후 전개된 사회의 가장 중요한 특징은 사회적 차원에서의 노동분화이다. 사회적 노동이 분화되기 이전의 농경사회 등에서는 연대성의 근원은 혈연과 지연 등으로서 뒤르껭(E. Durkheim)과 같은 사회학자는 이를 기계적 연대성(mechanical solidarity)이라고 불렀으며, 퇴니스(F. Tonnis)와 같은 학자는 이런 사회를 가리켜 게마인사프트(Gemeinschaft)라고 말했다
.
반면 사회적 노동이 분화된 산업사회에서는 연대성의 근원이 계약으로서 뒤르껭은 이를 유기적 연대성(organic solidarity)이라고 불렀으며, 퇴니스는 이런 사회를 가리켜 게젤사프트(Geselschaft)라고 말했다
.
그런데 농경사회로부터 산업사회로 진입하면서 기계적 연대성은 인구의 도시 집중 등으로 해체될 수 밖에 없었는데 이를 새로이 대체할 유기적 연대성은 미처 형성되지 못했다. 따라서 이 시대의 사람들은 사회적 연대성을 상실하게 되었는데 이렇게 연대성을 상실한 사람들로서 구성된 사회가 바로 대중사회이다
.
따라서 대중사회 속의 인간은 연대성이 없는 모래알 같은 존재로 밖에 될 수 없으며, 이런 모래알과 같은 존재는 매스미디어라는 가공의 집단이 보내는 메시지에 쉽게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 이처럼 수용자 상황이 연대성이 있는 개인에서 연대성이 없는 개인으로 바뀌었기 때문에 매스미디어는 위력을 발휘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 당시 사회학자들의 입장이었다
.
그러나 뒤르껭이 말하는 유기적 연대성의 근원으로서 커뮤니케이션은 오늘날 급속히 형성되고 있다. 그것은 멀티미디어와 같은 커뮤니케이션 기술의 급속한 발전과 같은 하드웨어적 측면에서 분명히 드러나고 있다. 말하자면 매스커뮤니케이션이 아니라 점대점의 대인커뮤니케이션이 공간을 넘어서 형성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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