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사람들은 누구나 자신만의 정신세계가 있다.
나는 그곳을 바다에 빗대어 생각하기를 좋아한다.
그 바다는 생각과 감정, 기억과 꿈, 희망과 소원으로 가득 찬
신비롭고 풍요로운 곳이다
물론 그 모든 멋진 감정과 생각에는 어두운 이면도 있기 때문에
그곳에서 우리는 두려움, 슬픔, 공포, 후회, 악몽과 같은
것을 체험하기도 한다.
2. 파도가 거세게 밀어닥쳐서 우리를 어두운 심연으로
끌고 들어가려 한다고 느껴질 때는 마치 금방이라도 빠져 죽을 것처럼 두렵다.
자신의 마음속에서 일어나는 감정에 압도당해보지 않은 사람이 어디에 있겠는가?
이따금 도전히 떨쳐버릴 수 없는 느낌에 사로잡히는 경우가 있다.
그런 느낌은 마치 우리 존재의 본질처럼 여겨져서 그것을
바뀌보겠다는 엄두조차 나지 않는다.
3. 그럴 때는 내가 '마인드사이트'라고 부르는 기술을 요긴하게 쓸 수 있다.
마인드사이트는 일단 숙달하고 나면
진정한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유용한 도구다.
삶을 충실하게 살아가는 데 방해가 되는 마음의 각종 문제들로부터
우리를 자유롭게 해줄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4. 마인트사이트란 우리의 마음에서 일어나는 작용을
스스로 볼 수 있게 해주는 일종의 주의 집중 상태다.
마인드사이트가 발휘될 때 우리는 정신의 과정에
휩쓸리지 않고 그 과정을 의식할 수 있게 된다.
마인드사이트는 각인된 행동과 습관적 반응을 그대로 따라가는
자동운항장치로부터 우리를 풀어주는 힘을 가지고 있다.
5. 누구나 때때로 반응적인 정서적 올가미에 걸려드는 경향이 있는데,
마인트사이트는 그로부터 벗어나서 앞으로 나아가게 해준다.
우리가 어떤 감정을 느끼는 순간, 그것에
압도당하는 대신 그 감정에 이름을 붙이고
길들일 수 있게 해주는 것이다.
예컨대, '나는 슬프다'와 '나는 슬픈 감정을 느낀다'의 차이를 생각해보라.
이 두 진술이 비슷하게 보일 수도 있지만,
사실 두 진술 사이에는 심오한 차이가 있다.
6. '나는 슬프다'는 일종의 자기규정이며,
자신을 제한하는 역할을 한다.
반면 '나는 슬픈 감정을 느낀다'라는 표현은 우리가 감정에 소모되지 않고
그 감정을 인식하고 인정할 수 있음을 암시한다.
마인트사이트의 한 요소인 집중의 기술을 활용하면
내면에 있는 것을 보고 받아들이며,
그러는 가운데 그 감정을 놓아주고 마침내
그 감정을 변화시킬 수 있게 된다.
7. 마인드사이트를 일종의 특수렌즈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마인드사이트의 렌즈를 통해서 보면,
이전보다 한결 또렷하게 우리의 마음을 지각할 수 있게 된다.
사실상 거의 모든 사람들이 자신과 다른 사람들의 내면을
탐색함으로써 그 렌즈를 개발하는 것이 가능하다.
마인드사이트는 우리가 생각하고 느끼고 행동하는
과정을 가까이에서 깊고 상세하게 살펴볼 수 있게 해주는 인간 고유의 능력이다.
마인드사이트는 우리가 사회지능과
감성지능을 가졌다고 말할 때 의미하는 모든
자질의 바탕을 이루는 기본적인 기술이라고 할 수 있다.
8. 잃었던 마음의 통제력을 되찾기 위해서는
마인드사이트의 핵심인 성찰의 힘이 필요하다.
자신이나 다른 사람과의 의사소통을 통해 자신이 진정으로 누구이며,
자기 안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성찰할 때
마인드사이트가 떠오른다.
9. 지금부터 마인드사이트 능력의 핵심을
이루는 성찰의 세 가지 구체적인 요소들, 즉 개방성, 관찰, 객관성에
대해 살펴보자.
나는 이러한 기본적인 요소들을 마인드사이트의 렌즈를 고정시켜주는
삼각대의 세 다리에 비유하곤 한다.
삼각대가 없다면 우리가 자신의 마음을 볼 때,
널뛰는 이미지와 스쳐가는 감정들 속에서 세밀한 부분들은
흩어져버리고 만다.
그래서 우리 눈에는 그저 소란스럽고 분주한 활동만 흐릿하게 보일 것이다.
10. 그러나 마인드사이트 카메라의 렌즈가 고정되면
세부적인 것들이 초점에 들어오면서 보다 깊고 정밀하게 볼 수 있다.
이렇게 안정되었을 때 우리는 명료함이 줄 수 있는
모든 선물들, 즉 예리함, 통찰, 지각, 그리고 궁극적으로
지혜를 얻게 된다.
11. 개방성은 우리가 의식속으로 들어오는 모든 것에 수용적인 태도를
취하고, 그것이 마땅히 어때야 한다는 선입견에 매달리 않는다는 뜻이다.
기대를 버리고, 대상을 우리가 원하는 것으로 만들려고 노력하는
대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개방적인 태도를 지니면 사물을 분명히 지각할 수 있다.
자신의 판단이 제한적임을 인식하고,
그러한 판단의 손아귀로부터 마음을 풀어낼 수 있는 힘을 얻게 된다.
12. 관찰은 우리가 어떤 사건을 겪는 동안에서조차도
자신을 지각할 수 있는 능력이다.
관찰을 할 때 우리는 보다 큰 준거의 틀 속에 들어가며,
순간순간 자신의 시각을 넓힐 수 있다.
다시 말하면, 자기를 관찰하면 우리가 처한 완전한 반응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을 제공한다.
관찰의 힘을 빌리면, 우리는 그러한 행동 패턴을 만들어내는 데
자신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 깨닫고,
그것들을 바꿀 방법을 찾아내기 시작한다.
13. 객관성은 우리가 어떤 생각이나 감정을 가지면서도
거기에 휩쓸리지 않게 해준다.
객관성은 우리의 생각, 감정, 기억, 신념, 의도와 같은
현재의 활동들이 일시적인 현상이며,
나아가서 그러한 것들이 우리 존재의 전부가 아니라는 사실을
의식할 수 있는 마음의 능력을 이끌어낸다.
객관성은 때로는 분별력이라고도 불리는 역량을 개발할 수 있게
해준다. 분별력을 가지면 우리는 생각이나 감정이 절대적인
현실이 아니라 일개 정신 활동일 뿐임을 볼 수 있다.
14. 일단 우리가 의식하는 과정을 의식할 수 있는 능력이
분별력의 한 부분을 이룬다는 사실만을 언급하겠다.
그것은 주의 집중 대상 속에서 자신을 잃어버리는 것과
정반대되는 상태다.
이러한 메타의식, 또는 의식에 대한 의식은
자동 반응의 감옥으로부터 우리를 해방시켜줄 수 있는
강력한 기술이다.
15. 따라서 마인드사이트의 핵심은
성찰의 본질은 우리가 자신과 다른 사람의 내면에서 일어나는
일을 개방적으로 관찰하고 객관성을 유지하는 것이다.
삼각대의 이 세 다리들 중 하나라도 없으면
마인드사이트는 불안전해지고,
자신과 다른 사람의 마음을 분명하게 볼 수 있는 능력이 손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