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의 작가 F. 밀러는 『독일인의 사랑』에서 말했다.
“인간이 이 세상에서 사는 것은 별이 하늘에 빛나는 것과 같은 것이다.
별들은 저마다 신에 의해서 규정된 궤도를 따라 서로 만나고 또 헤어져야만 하는 존재다.
그것을 거부하는 것은 무모한 짓이든가, 그렇지 않으면 세상의 모든 질서를 파괴하는 일이다.”
밀러의 말처럼 우리 모두는 밤하늘에 떠 있는 별이다.
이 별들이 서로 만나고 헤어지며 소멸하는 것은 신의 섭리에 의한 것이다.
이 신의 섭리를 우리는 ‘인연’이라고 부른다.
이 인연이 소중한 것은 반짝이기 때문이다.
나는 너의 빛을 받고, 너는 나의 빛을 받아서 되쏠 수 있을 때 별들은 비로소 반짝이는 존재가 되는 것.
인생의 밤하늘에서 인연의 빛을 밝혀 나를 반짝이게 해준 수많은 사람들, 그리고 삼라와 만상에게 고맙고 고맙다.
사랑은 어떤 병도 이기는 힘이 아니라 어떤 병도 두려워하지 않게 되는 위안이다
현대의 성자라고 불리는 다미안 신부는 벨기에 사람으로, 스물네 살의 젊은 나이에 하와이에서 신부로 서품되었던 성직자이다.
그는 하와이 정부가 몰로카이라는 섬에 나환자를 위한 정착촌을 세우자 서른세 살의 나이에 자원하여 들어가 12년 동안 나환자들을 돌보다가 자신도 마흔다섯 살의 나이에 문둥병 환자가 되어버린다.
그 후 4년 동안 투병생활을 하다가 문둥이들 속에서 문둥병 환자로 죽은 그는 ‘문둥이 성자’로 불린다.
어릴 적 우리는 문둥병에 걸린 사람들을 프랑켄슈타인 같은 괴물로 알았으며,
그들이 어린아이의 심장을 먹고 산다고 생각했을 정도로 두려워했다.
하지만 다미안 신부는 스스로 그들의 세계로 들어가 그들과 똑같은 병을 앓다가 죽은 것이다.
자신이 아끼고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살기 위해 그들이 앓고 있는 치명적인 병마저 받아들였던 다미안 신부.
그는 이미 오래전부터 마음속에 아름다운 문둥병 하나를 앓고 있었던 건 아닐까. 사랑하는 일은 서로 닮아가는 것이기에.
진정 사랑하는 사람들은 모두 같은 병을 앓고 있는지 모른다.
그리고 우리가 모두 같은 병을 앓게 된다면 세상에 정녕 무섭고 혐오스런 병이란 없을 것이다.
사랑은 모든 병을 이기는 힘이 아니라, 어떤 병도 두려워하지 않게 되는 위안이다.
우리는 모두 같은 몸을 지니고 있다.
당신이 지구 반대편에서 눈물을 흘리고 있을 때 또 다른 지구의 반대편에서 그 누군가가 당신을 위하여 울고 있다.